[후기] 2025 체제전환운동포럼 - 2025년 정세와 전망

2025 체제전환운동포럼 '2025년 정세와 전망' 발제를 맡았던 미류 님의 후기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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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체제전환운동포럼의 제목은 <승리하는 광장을 향해>였습니다. 포럼에 참여하신 분들은 광장의 승리를 어떻게 상상하고 있었을까요? 윤석열 파면의 시간표가 가시화된 지금, 아마도 그것만으로 충분히 승리했다고 느끼지 못할 것 같은 분들이 포럼을 찾아왔으리라 짐작해봅니다. 불과 수 년 전 박근혜 퇴진을 이뤄낸 광장의 열망이 윤석열 집권과, 심지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이어지기도 한 현실을 함께 겪었으니까요. 우리가 다른 미래를 만들어가려면 평등으로 가는 화살표를 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평등으로 가는 힘은 이미 쌓이고 있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광장에서 ‘가시화’된 ‘2030여성’을 성별이나 연령의 표식으로만 읽는 대신, 문재인 정부에서 ‘나중에’로 밀려온 사람들, 한국사회 위기의 한가운데를 살아내는 사람들로 읽을 때 그것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하지만 그 힘이 마치 ‘새로운’ 것처럼 등장하게 된 이유에 운동이 대안/세력이 되어오지 못한 역사도 뼈아프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차별과 혐오에 관용적이고 보편적 권리 투쟁에 배타적인 지배세력이 만든 토양에서 극우 세력의 도약은 윤석열 파면 이후의 시간을 더욱 걱정스럽게 만듭니다. ‘평등을 조직하는 광장의 과제’가 더욱 중요해진 때입니다.

풀뿌리 조직화에 나서며 멀리 내다보되, 대안세력 되기를 지금 시작하자는 제안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구체적인 경로나 계획이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다는 피드백들도 있었습니다. 맞아요. 발제를 준비하면서 저도 어려움을 겪었답니다. 앞으로의 시간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대선 자체보다 그 이후입니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다르게 투쟁할 수 있을까? 그러려면 조기대선 국면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유동적인 정세에서 '지금 시작'할 수 있는 것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멀리 내다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오히려 배우는 토론이었어요. 지역의 다양한 경험들을 들을 수 있었던 덕분입니다. 크게 움직이기 위한 느린 흐름, 높이 치솟기 위한 빠른 흐름을 잘 조절해가는 일이 중요할 것 같아요. 우리는 이미 시작했지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체제전환운동 조직위원회는 여러 운동의 동료들과 함께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서로 낯설기도 한 운동들이 힘을 모아가다 보니 어느새 ‘가자! 평등으로’가 광장에 번져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운동사회에서는 벌써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들과의 연합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국민의힘 재집권을 저지하자는 목표가 극우 세력에 대항하는 전선이 되기 위해서도 양당 구도를 넘어서는 평등의 전선을 만들어야 합니다. 평등의 내용을 담대하게 채우며, 평등으로 가려는 이들을 차곡차곡 모으며, 체제전환의 가능성을 품은 민주주의로 나아갈 길을 함께 찾아가보아요! 대선 시기 우리의 목표는 희망의 근거를 남기는 것 아닐까요? 평등의 전선에서 모두 다시 만나요!